기존 영업은 동의받지 않은 저가 DB(개당 100원 미만)에 하루 수백 통씩 전화를 거는 방식이었습니다. 아라온스쿨을 알지도 못하던 학부모에게 무작정 설명을 시작했고, 실제 면담으로 이어지는 건 하루 2~3명. 인건비는 계속 나갔고 매월 적자였습니다.
더 심각한 건 이 방식이 만든 2차 피해였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선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지?" 싶은 강제 권유였고, 검색하면 불만 후기만 쌓였습니다. 판매 방식 자체가 브랜드를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첫 결정은 "광고를 더 하자"가 아니라 "새는 곳부터 막자"였습니다.
회사는 10년간 매출 100억 제자리였습니다. 연간 억단위로 적자를 보고있었습니다. 회사는 저품질의 동영상강의를 내세워 세일즈 포인트를 잡고싶어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이 브랜드의 강점이 무엇인지 깊숙히 들어갔습니다. 코칭에서 얻은 실제 반응을 근거로, 회사의 주장과 소비자의 니즈가 겹치는 지점을 찾아 상세페이지·랜딩을 새로 설계했습니다. 감이 아니라 현장 데이터에서 나온 세일즈 포인트였습니다.
이 진단은 책상이 아니라 현장에서 나왔습니다. 코칭 조직을 직접 운영하며 학생·학부모를 관리했고, 불편한 지점을 발견할 때마다 손으로 도구를 만들어 개선했습니다 — 수작업이던 시간표를 파이썬으로 자동 배정하는 배정기, 복잡하던 환불 산정을 즉시 처리하는 계산기까지. 문제를 지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며 제품의 방향 자체를 재설계했습니다.
동시에 무너진 평판을 관리했습니다. 검색 시 노출되던 부정적 인식에 대응해, 실제 사용 맥락이 드러나도록 온라인 평판 관리에 개입했습니다.
회사는 여러 외부 업체 — CPA 제휴사, 광고 대행사 — 에 몇 천만원의 돈을 태우고도 제자리였습니다. 저는 그들의 패턴을 해부했습니다. 계약 전엔 "우리는 CPL이 아니라 전환값을 본다"며 높은 DB 가격을 내세우고, 계약 후엔 '무료'를 앞세워 대상이 아닌 유입을 쏟아붓습니다. 전환이 안 나오면 "SEO가 문제"라며 다음 투자를 권하고 — 방향 없이 이것저것 하는 사이 회사는 제자리걸음, 돈만 나갑니다. 외주 DB 전환율은 0.5%에도 못 미쳤습니다.
"10년 넘게 한 전문가가 있는데 그냥 가만히 있어라"는 회의론에, 저는 500만원 예산으로 결과를 내보이겠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주간 그로스 로그로 매주 성과를 투명하게 보고하며 숫자 차이를 증명했고 — 대행사를 정리하고 아라온스쿨 전체를 총괄하게 됐습니다. 대행사에게 소재의 중요성을 얘기했지만 대행사의 입장은 본인들이 오래 했는데 소재는 중요하지않다라는 근거없는 의견을 반복해 정리 후 직접 운영으로 전환했습니다.
MLST 캠페인은 CPL ₩13,526, 계정 내 상위권 효율이었습니다. 메타의 AI 어시스턴트는 근거를 들어 예산 증액을 권했습니다. 저는 반대로 껐습니다.
노트릴스 영상은 CPL ₩6,990, 단일 소재로 4,107만원(11건)을 만든 위너였습니다. 정성껏 만든 소재들이 죽는 동안, 색감 낮고 다듬지 않은 raw한 이 소재가 이겼습니다. 운이 아니라 원리를 찾기 위해 해부했습니다.
이 3요소를 설계 원칙으로 삼아 파생 소재를 만들었습니다 — 채리 릴스 이틀차 리드 17건(35세+ 100%), GT노트피드백 재가동 시 CPM 학부모 대역 재현. 원리가 재현됐습니다.
값싼 CPM은 광고주가 경쟁하지 않는 값싼 층(학생)에 도달했다는 뜻이고, 비싼 CPM은 경쟁이 붙는 구매결정권자(학부모)에 도달했다는 신호입니다. 2개월치 전수 백테스트에 이어 메타 연령 리포트 실측으로 확증했습니다.
이 가설에도 함정이 있었습니다. 한 캐러셀 세트는 평균 CPM 8,800원이라 학생 대역처럼 보였지만, 연령별로 쪼개 보니 리드의 86%가 35세 이상 학부모였습니다. 값싼 비전환 노출(25–34)이 세트 평균을 왜곡한 것이었습니다. 교훈 — 세트 평균 CPM이 아니라, 실제 전환 리드가 발생한 연령대의 CPM을 봐야 한다. 자기 가설의 예외를 찾아 정교화하는 것, 그게 데이터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작은 회사의 함정은 명확합니다 — 모두가 눈앞의 일로 바빠 근본적인 피벗을 할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구조를 바꾸는 일은 제가 떠맡되, 혼자 붙들지 않고 누구나 따라 쓸 수 있는 시스템과 문서로 만들어 넘깁니다. 이게 실무자와 리더를 가르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스템은 바뀔 때마다 슬랙에 패치노트로 공지했습니다 —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팀이 헷갈릴 지점("시간을 8시라고 쓰면 오후 8시로 처리")까지 15초 영상 튜토리얼과 함께. 그리고 데이터를 감시가 아니라 "각자 본인 퍼널의 누수 지점을 찾는 도구"로 프레이밍해, 팀이 방어하지 않고 활용하도록 했습니다. 개발팀의 릴리스 노트를, 마케팅 조직에서 직접 운영한 셈입니다.
1:1 과외 매칭 시장은 레드오션이고, 대부분 망합니다. 이유는 하나 — 제대로 된 강사 관리가 안되서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엔 20년간 쌓인 강력한 조직 관리 능력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 자산이 구식 아웃바운드에 갇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체 시스템을 직접 설계하고 개발을 발주했습니다 — API 우선 구조, 권한 기반 접근제어(RBAC), 조직 트리, 매칭 엔진, 등급별 정산 로직, 결제 이원화. "만들었다"가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만들지 정의하고 발주까지 끌고 간" 사람이라는 증거입니다.
설계는 끝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이 설계를 실행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적자 구조를 진단하고, 유입·리텐션·평판·시스템을 차례로 바꿔 매출을 만들자 — 회사의 결정이 바뀌었습니다. 말이 아니라 숫자가 대표를 설득했습니다.